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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아는 만큼 재밌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퐁뒤(fondue)

by 여행코디짱 2024.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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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퐁뒤(fondue)를 알면 스위스가 보인다

 

정통음식들은 그 나라의 지리적. 기후적 요인에 기인해서 생겨가게 됩니다. 스위스 요리들 중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퐁뒤(fondue)입니다. 오늘은 퐁뒤의 유래와 종류, 재밌는 퐁뒤 이야기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위스는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 쌓여 있는 산악국가입니다. 퐁뒤(fondue)는 산악국가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생겨난 스위스의 대표적인 치즈요리로 18세기 무렵 프랑스 인근 국경 즉 알프스 산맥의 서쪽 지역인 뇌샤텔, 제네바에서 먹기 시작한 음식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긴 꼬챙이게 끼운 빵, 고기, 과일들을 치즈를 녹여서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로 발전하게 된 것은 1875년 이후입니다. 최근에는 초콜릿 퐁뒤도 유행하고 있으나 정통 퐁뒤는 치즈에 찍어 먹는 퐁뒤입니다.
 
평지가 많지 않고 국토의 3분의 2 이상이 산악지대다 보니 예전부터 농사지을 땅이 부족하여 스위스 사람들은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산 중턱에 살던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서 감자 농사, 소나 산양 같은 목축업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 산 아래 마을로 내려가 밀가루, 빵, 야채, 과일과 같은 신선식품과, 옷, 생필품들을 구입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알프스 산맥에서 불어오는 춥고 혹독한 긴 겨울동안에는 잦은 눈사태로 인해 고립되는 경우들이 많았고  눈이 녹아 마을로 내려갈 수 있을 때까지는 창고 안의 미리 만들어 둔 치즈와 빵, 달걀 등을 먹으며 혹독한 겨울을 견뎌냈습니다. 이때 따뜻한 봄이 오길 기다리면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기 시작한 음식이 바로 퐁뒤입니다. 딱딱하게 굳은 치즈와 빵을 녹여서 먹었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녹이다'를 의미하는 fondre(퐁드르)에서 fondue가 유래했습니다.
 
가난한 산중턱 가정집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장작이 많았기 때문에 장작불을 켜 놓고 온 가족 모두가 장작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장작불에 달걀과 치즈를 섞어서 스크램블에그처럼 만든 음식에 딱딱해진 빵을 곁들여 먹었는데 초창기의 퐁뒤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퐁뒤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후에 달걀없이 치즈에 화이트와인을 첨가해서 치즈가 타지 않게 하고 풍미를 더하는 요리법이 생겨나면서 치즈 퐁뒤로 변하게 됐습니다. 이외에도 비프 퐁뒤, 오일 퐁뒤, 초콜릿 퐁뒤 등이 있는데 치즈 퐁뒤가 가장 오래된 형태입니다.
 

이런 전통으로 인해 오늘날 퐁뒤는 여럿이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으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재미난 풍습이 있는데, 가족 모임이나 파티에서 퐁뒤를 먹을 때 긴 꼬챙이에  꽂은 고기나 빵을 치즈나 육수 냄비에 빠뜨리면 여자는 오른쪽 남자에게 키스를 해주고, 남자의 경우는 와인을 사야 합니다. 

 


 

퐁뒤의 종류

 

1. 치즈퐁뒤

 

치즈-퐁뒤
치즈-퐁뒤-네이버백과

 
 

치즈 퐁뒤는 그뤼에르 치즈, 아펜젤러 치즈, 에멘탈 치즈, 콩테 치즈, 베르크케제 치즈, 글라루스 치즈 등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치즈를 사용했고, 화이트와인과 계란 노른자, 다진 버섯, 우유, 버터, 밀가루와 같은 재료들을 첨가해서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2. 고기 퐁뒤

 

고기-퐁뒤
고기-퐁뒤-네이버백과

 
 

고기 퐁뒤는 뜨거운 기름에 조리하는 오일(oil) 퐁뒤와 뜨거운 육수인 스톡(stock)에 조리하는 스톡 퐁뒤가 있습니다.
 
오일 퐁뒤는 소고기, 닭고기, 칠면조 고기를 깍둑썰기해서 긴 꼬챙이에 꽂아 끓는 오일에 튀기듯이 고기를 익혀 소스를 찍어 먹습니다. 이때 쓰이는 오일은 유럽에서 많이 생산되는 해바라기씨유를 주로 사용합니다.
 
스톡 퐁뒤는 육류, 생선, 해산물, 채소, 향신료 등으로 맑게 우려낸 육수인 스톡을 사용하여 고기를 익혀서 소스에 찍어 먹는 퐁뒤입니다. 스톡(stock)은 육류에 소뼈 등을 첨가해서 진하게 우려낸 육수를 말합니다.
 
프랑스어 '끓이다'를 의미하는 'bouillir(브이에)'에서 나온 bouillon(부용)은 물에 당근, 양파, 마늘, 셀러리와 같은 채소와 향신료인 월계수잎, 타임 등을 같이 끓여 걸러내서 만든 맑은 육수입니다. 이 부용에 육류나 생선. 해산물 등을 넣어 스톡퐁뒤의 육수로 쓰기도 했습니다.


 

3. 초콜릿 퐁뒤

 

초콜릿-퐁뒤
초콜릿-퐁뒤-네이버백과

 
 

초콜릿 퐁뒤는 주로 디저트로 많이 먹는 퐁뒤입니다. 밀크, 다크, 화이트 초콜릿을 녹여 각 종 과일 들과 케이크, 마시멜로 등과 같은 디저트를 찍어 먹는 퐁뒤입니다.


 
퐁뒤의 유래는 어찌 보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남기 위해 먹기 시작한 음식에서 유래된 스위스인들의 음식입니다.
 
스위스인들은 척박한 산악지방에서 가난하게 살면서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조그만 나라이다 보니 침략도 많이 받았고  용맹하고 충실했던 스위스 남자들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주변국 용병으로 많이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로마 교황청의 근위병이 오늘날에도 스위스 용병인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스위스인들이 살았던 환경을 살펴보면 그들이 먹었던 음식의 유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를 방문할 때, 단지 스위스 음식이려니 하고 먹기보다는 퐁뒤의 유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먹는다면 좀 더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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